방수망 속의 행복
– 김월금 ( 환경사업부 사업팀) –
단순하고 느리게 살자.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다. 그러나 쉽지가 않다. 무엇인가 좀 포옴 나게 보이고 싶고, 빨리빨리 속도를 내야만 잘 사는 삶이라고 교육 받았기 때문이리라. 세상 물결 또한 그렇게 흘러가고 있으니까. 몇 년 전부터 오염으로 찌든 지구를 보면 가슴이 아파지면서 많이 반성하고 미안해한다.
며칠 전 토목공사를 하는 친척분이 땅을 30m를 팠는데 지하수가 시커멓게 오염이 되었더란다. 우리세대는 몰라도 다음 세대는 큰일이라고 걱정을 한다. 나는 맨 처음 비닐 봉투 안 쓰기부터 시작을 했다. 그때 투명망, 방수망을 만들면서 왜 그렇게 신이 났었는지, 투명망과 방수망을 사용해서 시장을 보면 충동구매가 줄어든다. 먼저 음식 메뉴는 한두 가지만 정한 다음 시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 때는 간단하게 요리하는 법을 생각해 본다. 복잡하고 화려한 요리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안한다.
물을 사용할 때도 개수대에 통을 놓고 야채 씻은 물, 설거지물을 받아서, 변기물로 사용하거나, 베란다청소, 그리고 화분에 물을 준다. 이렇게 물을 두 번 사용하게 되니 한달이면 물을 2~3톤은 줄 일 수 있어 수도 요금도 줄었다.
적은 빨래는 손빨래로 자주 한다. 4살짜리 손자 녀석은 궁금한 것이 참 많다. 빨래판에 빨래를 해도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빨래한다고 하면 궁금하고도 이상한 눈빛으로 본다. 세탁기에 빨래하는 것 만 봤지 손빨래 하는 것은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모두가 바쁘고 편리 위주에 빠져서 기계에 의존해서 산다. 이 아이가 훌쩍 크고 나면 ‘손빨래 체험 프로그램’이 생겨나지 않을까? 나 같이 조금은 한가하고, 나이 든 사람은 버리는 물이 아까워 화장실에 여러 개의 세수 대야와 통을 놓고 산다. 그러다보니 늘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지 않다. 더구나 청소기도 안 쓰고, 쓸고 닦으니 시간도 많이 걸린다.
라면국물도 알맞게 잡고 마시는 물도 “딱”먹을 만큼만 따라서 물 한 방울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 음식도 남겨서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손수건 한 장 이라도 가지고 다니면서 휴지를 안 쓰면서 늘 깨어있는 사람. 그 사람은 사소한 실천을 하지만 진정 환경운동가다. 복잡하지 않게 남의 눈치 안 보고 천천히, 이것이 단순하고 느리게 사는 삶이 아닐까?
행복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을 하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