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사전

나비장터

나눔과 비움을 실천하고 건강한 소비와 물건의 순환을 체험하는 수행의 장. 나비장터는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나누어 쓰고 바꿔쓰고 다시 써서 사람들에게 잘 쓰일 수 있도록 주고받는 장소입니다. 나비장터에 참여하는 동안 수행자임을 놓치지 않고 물건에 대한 애착과 욕심이 올라오는 마음을 보고 소비에 물든 삶을 넘어 애착심을 버리는 수행체험을 합니다.

이런 게 궁금해요

1) 법당이 없어졌는데 어디서 하나요?
매년 5월과 11월 각 으뜸절에서 오프라인 나비장터를 진행합니다. 지회에서는 밴드에서 나비장터를 수시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회 밴드가 없거나 지역에서 소비될 수 없는 물건은 에코붓다 네이버 환경카페 나비장터 게시판에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2) 물건을 내놓는 방법이 있나요?
지회에서 운영되는 밴드에 물건을 내놓을 때는 먼저 상세사진과 물품 이름과 사용요령을 적어주시면 됩니다. 또한, 내놓은 물건이 나와 어떻게 인연이 되었는지, 어떻게 쓰였는지 보내는 나의 마음은 어떠한지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3) 물건값은 어떻게 계산하나요?
나비장터에서는 물건에 가격을 정하지 않습니다. 지부 계좌에 자율 보시하시면 됩니다.

4) 물건은 어떻게 주고받나요?
택배는 많은 탄소발자국이 발생하므로 가까운 거리에서는 직접 만나서 주고받는 것을 권합니다. 멀리 보내야 할 때는 편의점 반값 택배를 이용하거나 그 지역으로 갈 일이 있을 때 주고받으면 됩니다.

5) 나비장터에 내어놓는 물건에 제한이 있나요?
환경에 반하는 물건은 올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일회용품(휴지, 커피믹스, 나무젓가락, 종이컵 등)이나 화학제품(샴푸, 린스, 합성세제 등) 그리고 모피코트나 천연가죽 가방 등 비환경적이거나 반생명적인 사치품 등은 제한합니다.

안산 다문화센터 무인나비장터를 소개합니다!!

이영실 ｜안산 다문화센터
 

안산 나비장터는 2015년 8월 안산 JTS 다문화센터가 개소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다문화인을 대상으로 한국어 교실을 열려고 주변 사찰에 문의하던 중 외국인들이 생활 물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마련되었습니다.
한국에 넘쳐나는 것이 물건인데 기부와 나눔을 통해 다문화인들과 교류하는 만남의 장을 만들어나가면 좋겠다는 마음이 모인 것이지요.

안산 다문화센터의 나비장터

처음에는 군자 새마을금고 앞에 난전같이 시작되었지요. 그러다가 2016년 1월 다문화인들이 모여 휴일을 보내는 원곡 다문화광장 앞에서 지역 장터 형태로 열렸습니다. 안양과 안산, 인천 지역의 봉사자분들 후원과 도움으로 1t 트럭으로 몇 번씩 물건을 싣고 날라서 꽤 그럴듯한 모양새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미얀마에 마스크와 비타민C를 모아 보내기도
무인 나비장터는 날씨가 나쁘지 않으면 매일 열립니다. 물건을 가져갈 때는 지구의 기후위기의 문제점과 높아지는 지구의 온도, 그리고 플라스틱 컵이 썩는 데 500년이 걸린다는 내용이 적힌 안내문도 함께 가져갑니다. 한때 코로나로 주춤하기도 했으나 후원해주시는 봉사자와 단골이 있어 계속 운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전에는 안산역이나, 원곡동 다문화 시장을 돌면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찾아서 물품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코로나로 이전과 같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우리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는 기쁨을 준다는 것을 본다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경험입니다. 동티모르에서 홀로 떠나온 엄마가 고향 집에 있는 아이에게, 파키스탄 아저씨가 배편으로, 비행기 편으로 산 물품들을 고향 마을에 보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마음 한편이 뻐근합니다. 미얀마 청년의 요청으로 마스크와 비타민C를 모아 청년의 마을에 지원했던 일도 있습니다.

이분들은 한 번씩 득의양양하게 두 손에 무언가 들고 나타나셔서 놓고 가기도 합니다. 세상에 그 어떤 사람도 도움을 받기만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존재이다’라는 말을 확인하곤 순간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안산 다문화센터 나비장터에 오시는 분들은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필요치 않은 물건은 다시 가져오기도 합니다. 대부분 모금함에 적은 돈이라도 넣고 가십니다.

물품을 정리하는 봉사자

봉사로 운영되는 나비장터
안산 다문화 나비장터가 알려지면서 물건을 기증하고 싶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옵니다. 감사하지만 현재로서는 물건이 충분히 있어 깨끗한 남자 옷 이외에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특히 인형과 책들은 고물상에서 받지 않아 일반 쓰레기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대신 일을 함께하실 봉사자분들은 언제나 환경입니다.

나비장터를 운영하며 느낀 점을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기부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새 물건을 사지 않고, 한번 산 물건은 끝까지 아끼고 쓰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안산 다문화 나비장터에서 봉사활동을 하시는 여러분들, 그리고 관심을 두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