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年410만t…하루 8t 트럭 1400대분 쏟아져
방송날짜: 2008-07-16
폭염이 계속되면서 도심지나 주택가 곳곳에서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버려진 음식물로 인한 토양과 하천 오염도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일반 쓰레기 중 음식물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0%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5% 이내를 권장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의 5~6배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처치 곤란한 음식물 쓰레기를 마구잡이로 바다에 내버리는 해양 투기까지 횡행하고 있다.
◆넘치는 음식물 쓰레기
국내에서 1년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은 약 410만t에 달한다.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1만1397t으로 8t 트럭 1400여대분에 육박한다.
한국폐기물학회가 조사한 ‘배출원별 음식물 쓰레기 발생비율'(2003년)을 보면 생활폐기물 중 음식물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달한다.
미국은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전체 음식물 쓰레기 중 69%가 일반 가정에서 배출되고 있다. 이 음식물 쓰레기의 62.5%는 동물사료 등으로 재활용하고 8.9%는 소각 처리된다.
나머지 21.8%의 음식물 쓰레기는 2차 처리방법이 없어 매립이나 해양투기 등의 방법으로 처리되면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다.
동물사료로 활용되는 음식물 쓰레기도 문제다. 먹을 수 없는 껍데기ㆍ뼈,비닐봉투 등 이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어 다시 폐기물로 처리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환경오염ㆍ에너지 낭비의 주범
매일 2~3번 이상 버려야 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가사 노동 중 가장 하기 싫은 일로 꼽힌다. 악취와 세균의 온상인 음식물 수거통을 이용하기 귀찮아 며칠씩 냉동실에 보관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여름철에 음식물 쓰레기를 방치할 경우 살모넬라균,이질균,대장균 등 인체에 유해한 세균이 급증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특히 매립지의 경우 침출수와 악취,토양 오염 등의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음식물에 포함된 염분은 채소를 고사시키고 식물의 성장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침출수의 경우 페놀 농도가 8배 증가하고 BOD(생물학적 산소 요구량)는 기준치의 850배 수준까지 오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도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해 4000억원(2001년 기준)의 국가 및 지자체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에너지 소비량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예산규모는 최근 들어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획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지자체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신규 매립지와 소각시설을 추가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음식물 처리기 각광…종교ㆍ시민단체도 적극적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인 해법은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종교ㆍ시민단체들도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되는 각 가정의 인식개선 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는 음식을 남김없이 먹는 ‘생명밥상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불교단체인 정토회 소속 에코붓다(www.ecobuddha.org)도 웅진그룹과 함께 ‘빈 그릇 운동’을 전개 중이다.
생활가전업계들이 생산,판매하고 있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도 효과적인 처리 방법이다. 특히 이들 제품의 경우 악취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최대 10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일부 제품의 경우 음식물 처리뿐 아니라 비료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해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이정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