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특별한 것 세가지가 있다.
– 편집부 –
쌀뜨물을 모으는 플라스틱 네모퉁, 생선 사러 갈 때 쓰는 밀폐통, 그리고 빨래 삶을 때 덩어리 비누 갈아 쓰는 채 칼, 굳이 말 하자니 특별한 것이지 이제는 생활화 되어 자연스러운데 처음에는 신경이 많이 쓰였다.
생선 가게에 밀폐통을 가져가면 정찰이 안 붙는다고 펄쩍 뛰면서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비닐이 얼마나 환경오염에 나쁜가를 길게 설명하고 이런 가게에서 협조를 해야 한다 이야기 해주면 그제서야 수긍을 해주었다. 꾸준히 그렇게 하다보니 지금은 좋은 일 한다고 하면서 대화가 오고 가고 친해졌다.
또 빨래 삶은 때도 옛날에는 합성세제를 술술 뿌려서 삶았는데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합성세제 대신 재생비누로 빨래를 삶는다. 통째로 넣을 수 없어서 채칼을 이용해 굵은 가루로 만들어 통에 담아놓고 조금씩 넣어서 삶는데 얼마나 희고 깨끗한지!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권하고 선물이라면서 나누어 조기도 한다.
사실 환경적으로 산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순간순간 깨어 있지 않으면 주변에 넘쳐나는 편리한 제품들로 인해 어느새 환경오염자가 되고 만다.
나물을 무칠때도 생각없이 하다보면 양념이 묻은 그릇을 그냥 물에 씻어버릴 때가 많다. 조그만 주의를 기울여 양념 묻은 그릇에 밥 한술 넣어서 닦아먹으면 이 간단한 행동 하나로 양념 아끼고 물 아끼고 세제 덜 쓰게 된다.
나는 집에서 투명망, 방수망을 만드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나는 투명망, 방수망을 들고 나갈 기회가 별로 없다. 수시로 본의아니게 들어오는 비닐을 버리지 않고 마르고 닳도록 쓰기 때문이다. 우리집 베란다 건조대에는 항상 씻는 비닐봉지가 몇 개씩 빨래집개로 널려있다.
노인 세대인 나는 물자 귀할 때에 태어나서 또 전쟁을 겪고 성장해서 굳이 환경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친환경적인 삶을 산다. 식단에서부터 시장보기 또 조리하기 설거지, 모두가 신경을 조금만 쓰면 얼마든지 오염을 줄일 수 있을텐데 주변에 보면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에 정말 답답할 때가 많다. 안타까워한다고 무엇이 해결되나? 나만이라도 철저하게 하고 에코붓다와 같이 지구 살리는 선두주자들에게 후원하고 박수를 보내는 일, 이것도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