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ero Food Waste 를 향하여

– 김동근 ( 선정고등학교 교사) –

무너져가는 삶의 터전

인간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이룩된 과학문명은 우리들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매우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그러나 비례하여 등장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앞날을 위협하는 환경문제이다. 과학문명이 뒤떨어지면 생화에 불편함을 주게 된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자체가 위협받기 때문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름철 유난히도 기승을 부리던 폭염과 열대야와 같은 이상기온 현상, 수질오염으로 인한 식수문제, 대기오염, 생활의 부산물로 등장한 쓰레기 등의 환경문제는 우리 생활에 직,간접적인 불편함을 주고 있다.

특히 음식물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생활 폐기물 중 23%나 된다. 우리 네식문화는 다른 나라에 비해 푸짐한 상차림, 국물이 많은 음식의 특성상 그 처리가 쉽지 않다. 배고픈 시절에는 ‘일하기 위해 먹느냐, 먹기 위해 일하느냐?’ 라는 것이 관심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식생활은 ‘살기 위해서’ 가 아니라 ‘즐기기 위해서’ 라는 개념으로 음식문화도 변해가고 있다. 이는 우리사회가 그 만큼 풍요롭고, 여유가 있다는 말이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검소, 절약 보다는 과소비, 낭비로 인해 폐기물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빈그릇운동의 시작

1. 동아리와 함께한 빈그릇 운동

학교에서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제는 쓰레기 문제요, 좀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심각한 것은 음식물쓰레기이다. 우리학교 급식실은 하루에 3,500여명이 사용한다. 따라서 음식물쓰레기 배출량도 매일 600kg정도 발생하였고, 이를 수거해가는 비용도 상당하다. 동아리 성화반에서 2005학년부터 빈그릇운동을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학교에서 이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빈 그릇 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2005년 정토회에서 제공한 지렁이 화분 2세트를 난지도 하수처리장에서 분양 받은 일이었다. 정토회에서 직접 학교를 찾아 동아리 단원들과 학교축제 전시활동과 함께 빈그릇운동 서약을 하면서 우리학교에 처음 소개가 되었다. 제3회 교내환경축제(5/31~6/4,중앙현관)와 학교축제(8/27~27,충정회관 1층) 전시장에 빈그릇운동 코너를 만들어 판넬, 책자를 전시해 홍보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CA시간에는 두 차례의 교육을 통해 단원들이 빈그릇운동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였다. 그 후 다시 정토회로부터 지렁이 상자를 지원받아 좀 더 확충을 하였다. 올해는 학교의 지원으로 6개를 제작하여 지렁이상자는 7개로 늘어났다. 난지물재생센타와 여주 음식물쓰레기자원화사업장을 견학하여 전문가로부터 지렁이를 이용한 퇴비화에 대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연계활동으로 학교 내 공한지에 텃밭을 만들어 분변토를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금년에는 지렁이를 증식하는데 중점을 두다보니 텃밭에 분변토를 활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2. 교육 및 홍보

2005년 1학년(600명)을 대상으로 창의재량시간에 영상교육을 통해 학교 전체로 빈그릇운동을 확산시켰다. 가정통신문 발송과 학급 훈화문을 제공하여 담임선생을 통해 학급별로 빈그릇운동 서약을 이끌어냈다. 학생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을 돕기 위해 6월 환경축제와 8월 학교축제에 빈그릇운동 관련 자료를 전시,홍보했다. 빈그릇운동을 내면화 하기 위해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교내 표어공모대회를 열어 우수작을 표창했다.

특히 2005년 2학기부터 동아리 회원들이 정토회에서 제공한 앞치마를 입고, 빈그릇운동 피켓을 제작하여 급식실 앞에서 캠페인활동르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학생들 스스로 빈그릇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전교생들이 매일 중식 시간에 학급별로 돌아가며, 빈그릇운동 캠페인을 한다. 직접 캠페인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빈그릇 실천에 훨씬 더 자발적이 되었다. 캠페인 뿐만 아니라 급식실 봉사활동도 하고 있어 음식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체험도 함께 하고 있다.

3. 지도활동

매일 중식시간에 급식실 퇴식구에서 김제상교감선생님과 함께 음식물을 남기는 학생들을 지도한다. 가끔씩 잔반을 남기지 않는 학생들에게 요쿠르트를 나누어 준다. 작은 보상이지만, 학생들한테는 격려와 동시에 반성의 기회를 주었나보다. 왜냐하면 남기는 학생들이 스스로 부꾸러워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최근에는 배식대를 3개로 나누어 학생들에게 선택의 폭을 3배로 넓혀 주었다. 적게 먹는 줄, 보통, 많이 먹는 줄 이렇게 3개로 구분했다. 그 결과는 획기적인 쓰레기 감량의 효과로 나타났다. 역시 강제의 초라함과 동시에 자유가 인간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 인지를 보여 준 일이었다. 자신이 선택한 것에는 책임을 질 줄 아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모습에서 내일의 희망을 본 것이다.

Zero food waste를 그리며…

일년 이상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지만, 기대한 만큼 감량화의효과는 얻지 못하고 있다. 지렁이공동퇴비장도 일년이 넘었지만, 역시 기대치만큼의 증식이나 보급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첫해는 동아리 차원에서 빈그릇운동을 처음 시작한 거싱고, 2차년도인 금년은 학교 전체가 빈그릇 활동에 참여해 외적으로는 발전을 했다.

앞으로는 내면적인 의식개혁에 의한 진정한 빈그릇운동으로 확산해 나아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식당을 중심으로 캠페인과 지도활동을 계속 할 것이다. 지렁이상자도 학급별로 분양, 관리토록 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가정에도 분양을 해 지렁이 퇴비화를 확산시킬 예정이다. 연계하여 분변토를 활용한 학교 텃밭 가꾸기 활동도 추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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