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일꾼 운동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
2007.07.21 18:49:28
유정길
카톨릭워커 성 요셉하우스
이곳은 아주 오래된 전형적인 맨하탄의 시커먼 건물, 일반적으로 갱영화를 보면 도망을 치다가 골목에 다다르고 건물의 철계단으로 내려오는 그런 장면이 많은데 이곳이 바로 그런 곳이다. 입구에
The Catholic Worker 라고 쓰여 있는 파란문의 건물을 발견했다. 1층에 들어가니까 조그만 주방 겸 식당인데 그곳에서 몇 병이 테이블을 놓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의 눈빛이 보통사람들의 눈빛이 아니었다. 정신이상자, 행려병자, 홈리스들이었다. 이곳은 홈리스들과 행려환자들에게 숙소와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고 음식은 푸드뱅크같은 곳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2시 정도에 급식을 하는데 많을 때는 100명에게 급식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곳은 행려병자들, 홈리스들과 함께 살고 있지만 공동체라기보다는 의미있는 사회운동단체인것 같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한 30명이 살고 있는데 주로 남자가 살고 있고 3번가 메리하우스(MarryHouse)에는 주로 여자들이 산다고 한다. 이곳의 카톨릭하우스는 이곳 성요섭하우스(St,Joseph House 예수의 아버지)그리고 마리아하우스(Mary House 예수의 어머니)와 피터 모린농장(Peter Maurin Farm)이 뉴욕주의 말보르라는 지역에 있어서 총 3곳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매리하우스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고 깔끔할 뿐 아니라 대단히 정갈했다. 요셉하우스는 완전히 빈민굴의 분위기라면 메리하우스는 아주 깔끔한 사물실에, 지하에있는 여자숙소도 남자들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갈했다.
가톨릭일꾼운동에 대한 감동
“빵과 물고기”(가톨릭 일꾼운동 이야기) 도로시 데이 (참사람되어)와 “가톨릭 일꾼운동(1933-)에 관하여”라는 책 2권을 선물로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인격주의(Personalism), 탈중심적인 사회(Decentralized Society), 녹색혁명(Green Revorution), 비폭력(Nonvilence), 애덕행위(Works of Mercy), 손으로 하는 육체노동(Physical labor), 자발적인 가난(Voluntary Poverty) 그리고 농경공동체 사회. 이것이 이 카톨릭일꾼운동의 철학이고 기본방침이다. 나는 이책을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꼬질꼬질하게 보이는 주방과 식당, 그리고 굴 속 같은 방에 대해 내가 다소나마 분별을 갖게 된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이곳에서 말하는 모든 원은 그대로 내가 속해 있는 수행공동체 정토회의 원칙과 동일할 뿐 아니라 우리가 정리하려고 한 비전을 이미 정리해놓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도로시의 “쉬운 글 Easy Essay”의 내용은 정말 주옥같은 잠언과 운동에 있어서 소중한격언들이 모여져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다니면서 보다 확고해진 신념은 미래사회의 시스템은 분권화, 중앙권력중심의 사고를 벗어나는 일, 그리고우리의 운동에 대한 방식과 태도에 대한 철학과 태도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식당에 앉아 읽으면서 내가 내일 가나스로 옮기겠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 후회하기 시작했다. 물론 가나스를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곳의 운영과 역사는 우리와 아주 비슷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도움을 받을 만한 실질적인 것이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 글을 보면서 수행공동체 정토회의 운동에 대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회운동에 대한 방침과 이념을 정리하는 일이라고 생각 되었다. 그래서 우리도 사회운동에 대한 총체적인 밑그림과 철학이 있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그곳 사람들 또한 정토회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신들의 공동체와 지향이 비슷하다고 너무도 놀라워했다. 더 깊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아쉽게도 다음날 카톨릭 워커스를 떠나게 되었다.
소식지 2003 9.10 월호에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