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찌꺼기도 알고 보면 소중한 자원 | 나삼찬
바쁜 생활 속에서 남은 음식물쓰레기를 환경업체가 운영하는 청소차에 실려 보내지 않고 직접 처리하기란 귀찮고, 피하고 싶은 일이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몇 년 전에는 음식물쓰레기의 대부분이 바다에 해양투기 방법으로 처리되었는데 이제는 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음식물쓰레기 처리할 곳을 찾기가 어렵고, 처리비용으로 들어가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한 생각만 바꾸면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음식쓰레기를 발효시켜 퇴비로 만들어 텃밭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생태환경을 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생태순환과정의 실천 속에서 생산적인 일을 한 후에 느껴지는 마음 뿌듯한 기쁨도 누릴 수 가 있다.
정토회를 다닌지 얼마 안되어 사회활동 환경팀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반가운 마음으로 참여하였다. 전에도 환경에 대한 막연한 생각은 있었으나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것은 없었다. 사회활동팀에서 진행하는 환경강사 초청강연, 환경열린아카데미 등 여러 가지 환경활동에 참여해 보기로 하였다. 그러자 문득 ‘내가 생활하면서 만들어내는 음식물쓰레기는 내가 처리 한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환경활동은 생활에도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다. 정토회관 옥상에 환경팀 주간 봉사자들이 음식물을 퇴비화하여 발효처리하는 일에도 적극 동참하여 힘을 보태면서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웠다.
쌀뜨물은 그냥 흘려버리면 환경오염원이 되고 잘 활용하면 생활에 유용한 자원이 된다. 쌀뜨물을 받아 EM원액과 함께 발효하면 EM 쌀뜨물 활성액이 된다. 주방 설거지 세제로도 사용하고, 음식물쓰레기의 발효, 농업, 축산, 원예 등 여러 가지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많은 미생물 중에서 효모균, 유산균, 광합성 세균 등으로 배양한 EM 쌀뜨물 활성액은 음식물쓰레기를 발효시켜 퇴비로 사용한다.
나는 이 퇴비로 화분원예를 하고 있다. 내가 운영하는 부동산사무실 점포 앞에 놓아둔 음식물발효통을 환경에 관심이 있는 분이 살펴 보시고, 구청에 알려 서초구청 모범중개업소 표창장을 받기도 하는 등 과분한 대접도 받았다.
합성세제 샴프,린스 등은 주부습진, 피부질환, 간기능 장애, 각종 알레르기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강과 바다의 오염원이 된다고 한다.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EM 쌀뜨물 활성액은 건강과 환경을 모두 지켜줄 친환경 세제로 목욕이나 머리감을 때 린스 대신 사용한다. 자연스럽게 피부 관리가 되면서 한겨울을 제외하고는 목욕 후에 보습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발에 무좀과 각질이 생기는 것도 없어졌다. 피부가 좋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발효된 활성액에 허브향 오일을 페트병 1병에 5-7방울을 첨가하니 향기 좋은 세제가 되어 발효냄새를 싫어하던 사람도 좋아한다. 비용부담도 적어부담이 없고. 단지 발효하는데 20도씨에서 일주일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여유분으로 몇 통 더 만들어 놓는다.
지금은 길가에 버려져 있는 음식물쓰레기를 보면 아까운 재료가 버려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내가 처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결과는 배가 될 것이다.
음식물쓰레기가 발효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세상을 움직이는 것에는 미생물도 큰 몫을 하고 있구나하고 깨닫게 되었다. 우리 몸의 소화기관에 살고 있는 미생물도 잘 관리하면 건강, 장수한다고 하니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의 힘에 놀라울 뿐이다.
음식물쓰레기는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며 그대로 버려지면 환경의 오염원이 된다. 분해가 이루어져야 자연에서 순환될 수 있다. 분해라는 경이로운 일을 하는 작은 벌레들, 그리고 미생물, 이들을 잘 이용하면 된다. 사람이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생물에도 공기와 물, 먹을 것, 따뜻한 온도가 필요하다. 이것을 잘 조절하여 미생물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적당한 조건만 만들어주면 환경오염원인 음식물찌꺼기가 자연분해가 되어 유용한 퇴비로 재탄생 하게 되는 것이다
음식물쓰레기를 들고 왔다갔다하는 나의모습을 지켜보던 아내는 처음에는매우 의아한 듯 보다가 워낙 진지하게 하는 것을 보더니 지금은 미안해하는 눈치다. 돈 버는 일이나 신경 쓰지 하찮은 쓰레기에 매달린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웃사람들은 존경의 눈빛으로 보는 듯 했다. 내가 하는 말에 매우 협조적으로 대해준다. 무엇보다도 이 일을 하고 나면 생산적인 일을 한 후에 느껴지는 보람찬 마음이랄까?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하찮은 쓰레기가 잘 발효되어 메주 뜨는 듯한 구수한 냄새가 나는 퇴비로 재탄생하게 되면 마치 귀중한 생산제품이라도 만든 느낌이 든다. 내가 키우는 화분, 미니텃밭에서 자라는 고추, 상추, 부추 등을 지켜보면 매우 무성하게 잘 자라고 있다. 퇴비를 돈을 주고 사다가 주게 되면 아무래도 퇴비를 충분히 많은 양을 줄 수가 없다. 만든 퇴비를 충분히 주게 되니 무성하게 잘 자라준다. 농사를 잘 지으려면 퇴비농사부터 잘 지어야한다.
처음에는 집에서만 했는데 운영하고 있는 부동산사무실 점포 앞에 미니 발효통을 두고 정성을 들여 작업을 하니 지나가던 사람들이 눈 여겨 보는 것을 느낀다. 어느 날 부동산사무실로 고객 한 분이 오셔서 큰 건물 한 채를 매입 의뢰했다. 의뢰인은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영업하고 있는 건물의 주인 이었다. 내가 퇴비통에 매달려 작업하는 모습을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던 건물 사장님이었다. 약 두 달에 걸쳐 노력하여 계약 성사를 했는데 내 생애 처음 써 본 큰 계약이었다. 대중이 모이는 법당, 화장실, 공양간 청소를 잘 하면 복을 짓는 선업이 된다고 하시던 법륜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퇴비발효작업을 하면서 무엇보다 큰 소득은 소소한 것에서 느끼는 생활의 즐거움이다.
나삼찬 | 서울
# 에코붓다 소식지 2013년 7월,8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