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붕어가 헤엄을 쳐요 | 최승준 외
금붕어가 헤엄을 쳐요!
*인왕초 최승준
얼마 전 SBS 방송 꾸러기 탐구생활에서 녹색식생활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우리학교를 촬영하러 왔다. 빈그릇을 깨끗이 다한 식판에 금붕어를 넣어 보는 거였다. 물고기는 아주 태연하게 헤엄쳐 다녔다. 마치 우리가 수영장에서 신나게 헤엄치고 놀듯이. 이렇게 빈그릇을 하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구나.
우리 선생님은 온 세계가 이렇게 우리 반처럼만 하면 말기 암에 걸린 지구를 되살릴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난다고 하시며 열심히 빈그릇운동을 시키신다. 구리하수처리장에 가서 악취나는 과정들을 보면서 물이 어떻게 맑아지는지 알았다. 빈그릇운동의 필요성을 두말할 필요도 없이 크게 깨닫고 왔다. 말로는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 그때마다 선생님과의 6학년 시절을 기억해서 실천할 힘을 얻을 것이다.
*홍은초 주하은
선생님의 도움이 제일 컸다. ‘쓴 맛 뒤에 단 맛’ 을 가르쳐 주신… 아니! 좋은 고통을 주셨던 분이다. 특히 빈그릇은 학기 초에 나를 하늘땅만큼 괴롭혔던 것이었다. 이제 생각해 보니 별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내가 고집을 피우고 해보지도 않고 겁부터 낸 것이었다. 선생님 힘드셨죠? 이제 알겠네요, 선생님의 뜻을! 빈그릇의 고통을 이겨내고 나니 시도 한편 술술 나온다. 빈그릇 못한 식판에서 죽은 금붕어를 보고 울면서 시 한편을 지었다.
고이 잠드셨네…
1분도 안 됐는데…
왜 죽었니?
금붕어야! 그렇게 식판이 더러웠니?
금붕어야~ 금붕어야~
우리도 널 따라 죽어야 하나봐.
미안해… 미안해… 날 용서해줘.
그 식판 주인이 누굴까?
원망스런 주인.
너의 생명이 우리 반 교실의 창문을 지나간다.
*홍은초 유재환
스님이 되는 동안
또
점심시간이 돌아왔다.
점심시간은 좋기도 하지만
싫기도 하다.
바로
빈그릇운동
물을 부어 긁고 마시는 것 때문이다.
이 빈그릇운동을
하는 동안
난 스님이 된다.
내가 스님이 되는
이 짧은 시간 동안
내 귀에 들려오는
생명의 숨소리
“살아나라 살아나라.”
*홍은초 임경환
찰떡 궁합
점심시간 종이
쳐오면
쓱싹쓱싹
숟가락 청소부 납신다.
숟가락 청소부 단짝
물님도 납신다.
둘이 합치면
찰떡궁합
힘을 합치면
깨끗 깨끗
마지막 마무리하면
입은
진공 청소기
위이잉 위이잉
쑤우욱 쑤우욱
빨려들고 있는데
위이잉 위이잉
쑤우욱 쑤우욱
힘들기는 하지만
자연을 위하여
난 그래도 꼭 빈그릇
*홍은초 김채연
“6학년 4반 쌤 완전 무섭대. 그 반엔 가기 싫어. 환경을 얼마나 지키신다고 하던지.”라고 친구들이 쑥덕거렸다. 그래서 난 절대로 4반이 안 되기를 바랐다. 5학년 마지막 날 성적표를 보니 6학년 4반이 되고야 말았다. 그땐 절망적이었다. 겨울방학때도 ‘무섭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긴장하고 떨기도 했다. 그리고 개학식 날, 친구가 한말은 거짓말같이 첫인상이 너무 좋고 목소리도 부드러웠다. 무섭다기보다 인자하신 선생님 같았다.
난 안심을 하며 집으로 갔다. 다음날, 교과서를 열기도 전에 선생님의 한마디, “지금부터 환경지킴이활동 시작이다!” 그때부터 지옥생활이었다. 그 지옥생활이 바로 노력과 실천이다. 우리 반은 어떤 노력과 실천을 했을까?
제일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빈그릇운동이다. 난 편식을 하기 때문에 빈그릇운동이 너무 괴롭다. 그러나 내가 남긴 걸 선생님께서 먹어도 주시며 도와주셔서 처음보단 많이 나아진 것 같다. 빈그릇운동은 병든 지구의 종합 영양제나 다름없기 때문에 나 뿐 만이 아니라 모든 세계 사람들이 빈그릇운동을 하여 지구가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지금 환경 시계의 시각은 9시 34분이다. 12시까지 3시간이 채 안 남았다. 더욱 알리고 노력하여 시간을 늦출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내 삶과 미래를 위해…. 내 후손을 위해서라도….
재활용- 색종이? 아뇨. 대신 신문광고지가 있어요
*홍은초 주하은
솔직히 스테인드 글라스를 신문으로 붙이라니 세상에 어느 선생님도 생각 못했을 것이다. 처음에 그 말 한 마디를 듣고 마음속에선 ‘장난 아니네!’ 란 괴로운 속삭임이 이어 들려왔다. 세상에 어느 선생님도 안 가르쳐주는 것인 만큼 해 본 사람도 별로 흔치 않을 것이다. 그래! 누가 해 보지 않고 어떻게 알아? 난 해 보았으니깐 안다. 머리가 열심히 돌아가는 회전의 느낌을! 또한 내 칭찬 말 주머니에선 “넌 돈도 절약하고 환경을 살릴 착한 아이란다.” 귀가 머리에 꽂힐 정도로 듣기 좋은 이 작은 마음의 한마디!
또한 우유팩을 뜯어 화선지처럼 만들어 그림을 그리는 것! 이것도 만만치 않았다. 지독한 우유 냄새가 남아 있을 텐데… 그냥 100원 정도 밖에 안하는데… 화선지로 하지 왜 귀찮고 냄새 나게 우유팩이야? 원망의 끝이 어디로 갔는지… 그런데 의외로 우유 냄새를 풍기며 하니 더 기분이 좋았다. 나를 포함한 27명이 화선지를 안사고 우유팩으로 미술을 하니 2700원이란 돈이 절약 된 것! 재활용 했으니 탄소발자국을 줄였을 뿐만 아니라 환경 살리기를 실천으로 옮겼으니 지구도 좋아졌을 것이다. 알고 보니 선생님께선 재미있는 미술 시간을 제공해 주신다. “세상에 쓰레기는 없다. 쓸모를 못 찾은 것 뿐이다!” 를 가르쳐 주셨으니 쓰레기 제로의 날을 기대해 볼 수도 있겠다.
*홍은초 김채연
첫 번째는 종이를 아끼는 일. 즉, 나무를 아껴 공기를 더 맑게 하는 일이다. 보통 애들은 그림을 그릴 때 도화지를 사서 그리는데 우리 반은 절대로 도화지는 금지이다. 우리 반은 도화지 대신 신문지를 사용한다. 신문지를 보면 광고지면에 면적이 많고 색이 맑은 면이 있다. 우리는 그 면을 이용하여 그림도 그리고 시도 쓰고 글짓기도 써보았다. 100원짜리 도화지보다 0원짜리 신문지가 낫지 않을까? 난 도화지공장을 멈추고 차라리 신문지공장을 늘였으면 좋겠다.
두 번째, 우리 반은 벤자민 이라는 식물을 키운다. 선생님께서 벤자민은 다른 식물보다 공기를 더 많이 배출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한명에 한 그루씩 나누어 주셨다. 티슈통의 3분의 2정도 크기였다. 선생님께서는 벤자민에게 이름도 지어 주시라고 하였다. 난 맑은 하늘처럼 맑은 공기를 내뿜어 주라는 의미로 ‘하늘이’라고 지었다. 100년 200년이 지나도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
탄소배출권 사세요!-분리배출
*인왕초 장현우
3월 2일. 새 교실에서의 첫 시간이다. 작년 형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 봉지를 선생님께서 꺼내셨다. 여기 남아있는 쓰레기들을 분리해 볼 사람을 찾으셨는데 나도 모르는 어떤 이상한 힘에 끌려 손을 들었다. 종량제봉투 안에 남은 쓰레기를 분리 해보니 정말 봉지 안에 남는 쓰레기가 하나도 없었다. 그 때 얻은 종량제봉투가 바로 탄소배출권과 같은 뜻이라고 생각하라는 선생님말씀으로 난 처음으로 탄소배출권이라는 말을 듣고 배웠다. 그렇게 우린 20L짜리 종량제봉투 즉 탄소배출권을 하나 얻는 법을 배웠다.
이렇게 시작한 분리 배출. 11월이 되도록 아직 5L도 다 쓰지 못했다. 전엔 1주일에 20L씩 썼는데 말이다. 줄인 만큼 탄소배출권을 얻었다. 요즘 쓰레기봉투에서 멀쩡한 연필, 볼펜, 깨끗한 휴지 등이 종종 발견된다. 아직 우리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 갈 길이 멀다는 것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 완벽하지 않다는 것은 더 나아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 아 지금 내가 왜 이 글을 쓰고 있는지 떠올랐다. 세계적인 환경리더 장현우가 되기 위해서다. 지금 난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빈그릇을 하고 분리배출을 할 것이다.
*인왕초 이미향
분리배출을 가르치러 오신 폐기물협회 선생님 두 분께서 분리배출 기호를 가르쳐 주셨다. 엄청 많았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랐는데 직접 분리를 해보니까 조금 이해가 되었다. 그런데 분리배출을 가르치러 오신 선생님께 “오히려 우리에게 배우고 간다.”고 했다. 기분이 좋았다. 학교에서 분리해서 모은 비닐봉투를 인왕시장 아줌마께 갖다 드렸다. 아줌마께서 “아이구 애기들아 고마워. 잘 쓸게. 다음에도 또 가져와.”라고 하셔서 기분이 좋았다. 그래서 나는 깨끗한 비닐봉투 50개를 모아서 선생님께 탄소배출권을 받았다. 집에서 엄마랑 이렇게 실천하는 게 우리 선생님의 환경교육이시다. 나도 커서 우리선생님에게서 배운 물고기 살리는 빈그릇운동, 1년에 5L종량제봉투도 안 쓰는 환경바이러스를 키우는 어른이 될 것이다. 공부는 어려워도 이건 자신 있다. 선생님이 나보고 “환경 봉사활동을 미향이보다 잘 하는 사람 누구있냐?”라고 하시니까 나는 자신 있다.
# 에코붓다 소식지 2014년 1-2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