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내마음의 푸른마당을 열며 | 배진숙
2013년 11월 18일 월요일 역사적인(?) 일산법당의 첫 번째(!) 내 마음의 푸른마당이 열렸습니다. 한 달 전부터 날짜 잡고 게시판에는 2주전에 공지하고 활동가는 필참이라는 협박(?)도 하며 법석을 떨었는데, 내심 몇 명이나 참석할까 조마조마했습니다.
삼귀의 하고 반야심경 할 때만해도 눈에 익숙한 활동가들 몇 명만 보여 ‘그래 이렇게라도 시작하니 다행이다…그래도 좀 섭섭하군…대중 공지가 부족했나?’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중간중간 여러분이 오셔서 10명의 인원으로 ‘마당’을 치를 수 있었습니다.
이 마당에 대해 처음 들은 시점은 올해 초인 것 같습니다. 일산 주간의 환경팀장 소임을 맡고 일단 지렁이부터 키워보자는 제의를 듣고 흙 퍼오고 분양 받고 하면서 얼레벌레 환경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렁이를 날마다 들여다보고 먹이 주고 하는 일은 재미있었습니다. 산에서 퍼온 붉은 흙이 촉촉한 검은 색 흙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게 신기했습니다. 이 기름져 보이는 흙으로 내년 봄에는 옥상에 텃밭도 만들어야지 하는 포부가 생겨났습니다.
환경 워크숍을 다녀오고, 환경 강사양성(!) 워크숍을 갔다 오면서 ‘아 내가 구상했던 걸 벌써 했던 분들이 있구나. 내 마음의 푸른 마당이란 건 그런 것이구나.’하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막막하던 게 환해지고 용기가 생겼습니다.
내 마음의 푸른 마당 준비를 위해 기획안을 만들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환경강사 워크숍 과제물 컨셉에 맞추어 교육계획안을 짰습니다. ppt자료를 만들고, 같이 진행할 사람을 구했습니다. 집전과 사회는 내가 맡고 영상담당자를 주례회의 때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바느질 잘하시는 보살님께 전화를 드리고 오십사 부탁드렸습니다. 법회, 불대, 경전반 담당자들에게 공지를 요청했습니다.
당일 날 일단 방석을 깔고 집전자 자리에 앉았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멘트를 하자 하나둘 자리에 앉습니다.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을 하고 잠시 명상을 했습니다. 명상 후 준비한 강연을 했습니다. 지루하지 않길 바라며 되도록 짧게 강연했지만 청중의 표정은 알쏭달쏭했습니다. 적어도 재미있는 표정은 아니었습니다.(^^)
환경상품 소개를 하고 뒷물 수건 만들기를 했습니다. 바느질 감을 잡자 이야기 꽃이 피어나고 웃음꽃도 피어납니다. 땀이 삐질삐질 나는 사람도 있고 칭찬 받는 이도 있습니다. 뒷물 수건 쓰기에 적나라한 이야기도 나옵니다.(내 똥꼬 만지기) 아무리 가족이지만 뒷물수건을 공유하는건 꺼려진다는 말에 그럼 가족별로 색을 달리해 바느질 하면 된다는 아이디어도 나옵니다.
이야기 나누기는 예상 시간을 초과해서 초조했습니다. 결국 보살님의 말씀을 자르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끝나고 나니 놓친 것들이 있었습니다. 1)사진 찍을 사람을 미리 정하지 않은 점 2)끝마무리에 사홍서원 하지 않은 점 3)피드백 자료가 아쉬웠습니다 4)다음 달까지의 실천 과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스스로 확인 가능한 실행 계획-정할 걸 하는 점.
이렇게 아쉬운 점들을 채워가려 다음 내 마음의 푸른마당을 또 기다립니다. 고고~
# 에코붓다 소식지 2014년 1-2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