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공청구타운 아파트에서 지렁이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 최현숙
빈그릇 교육현장 소식 2
논공청구타운 아파트에서 지렁이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최현숙 | 대구, 논공청구타운 관리소장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는 음식물쓰레기가 아파트별 종량제실시이후에도 감량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가 있었습니다. 이에 음식물 쓰레기 량을 줄이는 방안으로 에코붓다의 음식물쓰레기 제로교육을 실시하여 입주민의 환경의식 변화를 도모하고자 하였습니다.
에코붓다의 환경실천 프로그램이 평소 많은 감명과 환경에 대한 이해를 가지는 계기가 되어 입주민의 환경의식 변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에코붓다 김경희 강사님을 초빙하여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교육 내용 중에 요즈음 학생들은 급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고 버리는 것이 거의 반인데 빈그릇운동 서약을 한 학생들의 식판이 깨끗이 비워진 영상을 보고 가슴이 뛰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매립장의 영상물에서 그 엄청난 량에 놀랐고 눈앞에 없어지는 쓰레기도 어딘가에는 반드시 쌓여 환경오염과 많은 처리비용이 소요된다는 심각성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친환경적인 음식물처리 방법 중에 지렁이를 통한 음식물쓰레기 처리는 악취가 나지 않고, 에너지 절약은 물론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지렁이 사육과정에서 생기는 지렁이퇴비로 채소나 화초도 가꿀 수 있고, 지렁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생물에 대한 교감을 통해 어린이의 정서함양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은 주민 한분은 바쁜 직장인이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직접 지렁이를 키우기 힘든 분들을 위해 음식물쓰레기를 가져오면 지렁이를 키워주신다고도 하였습니다.
작은 환경운동실천이 미래의 우리 후손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기회가 되었고, 교육말미에 참석한 주민모두가 “나는 음식물을 남기지 않겠습니다”라는 3창을 하고 빈그릇운동 서약을 하며 마음을 다졌습니다.
아파트에서 지렁이퇴비화 사업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지렁이가 징그러울 거라 생각했지만 새끼지렁이들이 꼬물꼬물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였습니다. 지렁이가 좋아하는 과일껍질을 먹기 좋도록 잘게 잘라서 먹이도 주고, 잘 자라는지 하루에도 몇 번씩 관심을 가지는 과정에서 책임감도 생기고 지렁이도 생명이구나 하는 애틋한 감정도 느끼곤 했습니다.
앞으로 우리 아파트도 빈그릇운동을 실천하는 한편 세대지렁이 분양을 통해 정토회 회관처럼 음식물쓰레기가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 친환경아파트가 되기를 꿈꿔봅니다.
# 에코붓다 소식지 2013년 9-10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