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공동체에서 보낸 한 달! | 강지연
내마음의 푸른마당
아름다운 공동체에서 보낸 한 달!
강지연 | 대학생봉사자
내가 에코붓다를 만난 시기는 약 한달 전인 7월말이다. 나는 종교가 없다.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해 늘 호기심이 있었다. 도대체 종교의 무엇이 종교인들에게 믿음과 행복을 주는 것일까? 그것을 알기 위해 대학에 들어와서 성경을 공부하기도 하고, 기독교 관련 책을 친구들과 함께 읽고 토의하며 기독교에 대해 조금씩 공부를 해보았다. 우연한 기회에 기독교인들을 몇 분 알게 되었는데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도 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이해의 폭도 넓어졌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종교에 대해서도 공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여름방학이 되고 방학을 알차게 보낼 봉사활동을 찾다가 불교단체에서 봉사하고 싶어서 정토회를 찾게 되었다. 정토회에는 봉사자분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지만 나는 환경 쪽에 관심이 있어 (사)에코붓다 서울지부에서 봉사하기로 결정했다.
한 달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법륜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내 마음의 모양을 어떻게 만들면 좋을지 그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법문을 듣고 난 후에는 환경 봉사활동을 조금씩 도우며 공동체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었다. 이제 내가 에코붓다에서 보고 배운 일들 중에서 얼마 전 8월 29일 진행된 ‘내 마음의 푸른마당’ 활동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봉사에서 깨달은 점을 적어보려 한다.
8월 내 마음의 푸른 마당에서는 폐식용유로 EM비누 만들기를 진행하였다. (EM은 Effective Micro-organisms-유용한 미생물-의 약자다. 물질을 발효시키고, 산소를 만드는 등의 기능을 한다) EM비누 만들기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1)EM발효액에 가성소다를 넣어 녹이기 2)여기에 폐식용유를 넣어서 섞기 3)묵처럼 될 때가지 젓기. 40분 동안 저어야 하기에 봉사자들과 번갈아 가며 저었다. 젓는 것을 구경하며 돕다 보니 불교의 윤회사상과 사람이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인내의 미덕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협력을 통해 일을 수행하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에코붓다 활동은 우리의 행동이 지구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을 기반으로 한다. 버려지는 폐식용유로 EM비누를 만들면 쌓이는 쓰레기가 줄어들고, 새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갈 지구 자원도 아끼며, 공장의 제조 과정에서 생성되는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다. 내가 봉사했던 환경팀에서 하는 활동은 대부분 이런 원리다. 우리가 직접 환경을 위해 실천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권했으면 한다. 그리고 이번 내 마음의 푸른 마당을 진행하면서 뿐만 아니라 한 달 동안의 환경팀 활동을 보면서 몰랐던 사실을 알고, 내 행동에 좀 더 신중해지게 되었다. 한 번 쓸 것 두 번 쓰고, 두 개 쓸 것 하나 쓰면서 말이다.
그리고 봉사자 분들의 노고에 늘 감탄하고 감사한다. 이번 비누 만들기 활동에서도 한 번에 대량의 비누를 만들기 때문에 집에서 개인적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다. 만드는 방법을 확실히 숙지하고 재료의 계량을 정확히 해야 한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제조할 때와는 소요되는 시간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이 필요하다. 뒷처리도 깔끔하게 해야 비로소 완벽하게 끝냈다고 할 수 있다. 봉사자 분들이 어딘가에서 척척 필요한 것들을 가지고 와 비누를 만드는 것을 보며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이러한 모습은 환경 팀의 다른 활동에서도 느꼈었다. 정토회의 다른 부서, 그리고 나아가 자기 이익에 관련 없이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들에게 다 통용될 것이다. 자신의 작은 이득을 생각하기 보다 더 큰 미래의 것을 바라보며 여유와 열정을 보이는 봉사자 분들께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제 개강을 하면 방학 때보다는 에코붓다에 자주 오지 못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방학 동안 느끼고 배운 것을 잊지 않고 환경실천을 행동으로 옮기며 살 것이다. 그리고 겨울이 오면 그 동안 내가 실천한 바른 행동을 ‘나누기’하고 싶다.
# 에코붓다 소식지 2013년 9-10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