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보살을 꿈꾸는’ 환경학교 이야기]
인천정토회
5개 법당 환경활동가들끼리 먼저 해보았어요
글_이윤정 | 인천광역시
환경학교 진행을 어려워하는 인천정토회 소속 법당 환경 활동가들이 먼저 모여 환경학교를 함께 경험
10차년도 들어 정토회 조직이 개편되면서 지부 없이 정토회별로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일이 막연했습니다. 법당별로 환경꼭지님들이 소임을 맡으셨지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숙지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였기에, 우선 각 법당 환경꼭지님들이 환경학교를 경험해보고 나서 각자의 법당에서 환경학교를 운영해 나가자는 의견이 모여 인천 정토회 차원에서 환경학교를 열게 되었습니다.
인천에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와중 이였지만, 이때에는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10명 미만이면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하고 참가자를 취합했습니다.
그래서 인천정토회 6개법당 중에서 인천, 검암, 부평, 송도, 강화 5개의 법당의 환경꼭지님과 사활담당님 총 9명이 희망하셔서 오프라인으로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진행하였습니다.
과연 우리가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
6월18일 1강에는 5개 법당 9명이 참여하여 영상을 보고 내 친구를 정하고 그 친구를 생각하며 일주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환경과 친구를 생각하며 환경실천을 하기로 서약하고 가볍게 자신의 쓰레기를 사진과 함께 커밍아웃하기로 했습니다.
영상 속에 나왔던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무거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과연 우리가 바꾸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불신과 무력감도 들고 좀 답답했습니다. 그러나 각 법당의 환경꼭지님과 사활담당님들과 나누기를 하다 보니 서로 공감하고 웃고 다양한 방법이 나오며 즐겁고 가벼워 졌습니다. 함께하니 힘이 났습니다. 막연한 절망에 빠질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걸 가볍고 즐겁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시간 이였습니다.
서로 나누며 막연함을 구체화시키고 생각을 확장해가는 것이 실천으로 가는 중요한 원동력
6월25일 2강에도 5개 법당 9명이 참여하여 자신의 환경실천 커밍아웃을 하고 자신의 환경실천 과제를 정했습니다. 쓰레기 커밍아웃을 통해 부끄럽지만 일상을 가볍게 내어 놓고 보니 더욱 공감이 가고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삶이 보였고, 환경실천이 되고 있는 것과 안 되고 있는 것, 욕구와 대량 소비의 위력, 가족과 함께할 방법, 개인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정부와 기업이 개선해야 할 일들, 정부와 기업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방법 등에 대해 구체화가 되었습니다. 구체화가 되니 환경실천 과제를 잡는 것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서로 나누며 막연함을 구체화시키고 생각을 확장해 가는 것이 실천으로 가는 매우 중요한 원동력임을 느끼는 시간 이였습니다.
– 깨어 있지 못해 죄송한 마음, 가볍게 드러내는 것이 시작이구나.
– 재미있게 수업 받고 있다. 나는 일상에서 환경실천을 하고 있어 뿌듯하다.
– 현재의 일상을 제대로 꺼내어 봐야겠다. 친구 “돼지”를 생각하면 먹는 것을 살펴야겠다.
– 다른 분들이 하는 것을 보고 구체화 되었고 좀 더 다가와서 좋았다.
– 궁금한 마음과 책임감으로 환경학교 참여했고 이번 수업을 통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반복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 아는 것이 중요하고, 점검과 실천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
– 환경은 정기 점검이 필요한 것 같다. 일상에서 막연함이 수업을 통해 구체화 되어서 감사한 시간이었다.
– 처음엔 무거움이 컸으나 같이 하면서 좀 가벼워 졌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어 놓고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다.
– 발표시간에 빠져서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수행덕분으로 돌이킬 수 있었다. 평소에도 환경에 깨어 있어서 자부심이 드는 시간이었다.
열의가 높았던 환경학교를 마치고 – 각자의 법당에서 벌써 환경학교를 시작
7월2일 3강 수업은 5개 법당 8명이 참여하셨습니다.
상도 받고, 환경관련 영상을 보고 소감나누기, 나비장터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상장을 주며 격려하고 힘이 되는 기쁜 시간 이였습니다. 행복학교를 준비하면서 상장이 오글거린다고 투덜거렸는데 다들 오래간만에 상 받는 거라고 좋아하시니 기뻤습니다. (2강 때 쓰레기 커밍아웃 PPT 만들 때도 엄청 투덜거렸습니다.) 투덜거림 커밍아웃입니다.^^
검암 법당 윤보라 님의 소감문 발표로 공감하며 더 뜨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두둥 ~제일 즐거운 시간은~ 나누고 비우고 아끼고 바꿔 쓰는 나비장터시간이지요. 환경과 우리를 위해 소비에 대한 책임이 필요함을 느끼는 시간 이였습니다. 사용되지 않던 물건이 다른 이에게 잘 쓰이는 기쁨, 비워내서 가벼워지는 기쁨.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고 나비장터 수익금은 에코붓다에 기부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인천정토회 환경학교 1기 에코보살님들이 환경학교 수업을 마치셨습니다.
환경학교 담당자(나)는 너무 어설펐는데 환경학교에 참여하신 환경꼭지님들과 사활담당님들의 열의가 높아서 너무나 재미있고 뜻 깊은 시간 이였습니다.
환경꼭지님들이 벌써 각 법당에 돌아가셔서 환경학교를 진행하고 계십니다. 정말 멋진 에코 보살님들 응원합니다.
[ 환경학교 소감문 ]
윤보라 | 인천 광역시 검암
나를 바로 돌아보고 인정하는 연습, 나아가 있는 그대로를 보는 소중한 경험
저는 수업 명심문이었던 “지금 있는 그대로 가볍게 드러내 봅니다” 라는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를 밖으로 드러내는 것에 익숙지 않고, 의식도 많이 하고 평소 긴장을 하는 터라 부담 내지 두려움이 없지 않았는데, 오히려 자연스레 녹아져 있는 내 생활속 환경을 통해 다양한 각도로 나를 보고 느낄 수 있어 새롭고 좋았습니다. 반면 현 환경의 실태나 사실을 마주할 때는 미처 몰랐던 것의 충격과 나의 안일함, 현실모순에 고개가 숙여졌고, 나 하나쯤 하는 막연한 환경의식이 얼마나 많은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고 해하는지 반성케 했습니다.
특히 나의 친구로 삼은 굶주린 아이를 생각하며 나의 일상속, 환경을 오염시키는 쓰레기 발생 과정과 그 종류를 직접 적어보니 그동안 내가 환경에 무지한 채, 나의 편의적인 욕구에 편중되어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였다면 지나치거나 주춤했을 것을 함께 나누어 공감하고 다시 보게 되니, 처음 시작 할 때보다 있는 그대로 드러냄이 조금씩 수월해짐도 느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함께 활동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덕분에 살아가고 있음을 배웁니다.
제가 보기에 우리가 처한 현실은, 삶의 터전인 환경을 우리의 욕구, 욕망의 대상으로 삼아 무분별하게 정복해온 그 어리석음의 과보와 폐해가 우리 자신까지도 위협하는 시점에 이른 것 같습니다. 코로나와 같은 안타까운 부작용들로 두렵고 불편한 마음이 앞서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가 보지 못하고 외면했던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기회라고도 생각합니다. 당장 숨쉴 수 있고 먹을 수 있고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의 친숙함에 이제라도 눈떠 봐야겠습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환경을 위한 것이 곧 나를 위한 것임을.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을 직시하여, 나부터 알아가는 계기와 자극에 앞으로도 가볍게 깨어있어 보겠습니다. 이번 환경학교 활동은 나를 바로 돌아보고 인정하는 연습, 나아가 있는 그대로를 보는 소중한 경험 이었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 공생할 수 있는 정토세계를 꿈꾸며 이만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7·8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