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보살을 꿈꾸는’ 환경학교 이야기① – 해외 사례2
베를린법회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무거운 마음이, 실천으로 조금씩 가벼워졌어요
한주연 | 독일 베를린
지난 6월~8월 동안 정토회 총 28개 법당에서 32회의 환경학교가 열려서 216명이 수료하였습니다. 9월에는 더 많은 법당들에서 환경학교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활기차게 열리고 있습니다. 그 중 이번에는 해외 사례와, 정토회 차원에서 진행한 서초정토회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휴가철을 어떻게 하면 보람되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환경학교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최근 법회에 나오시는 분들, 과거 불교대학에 다니다 만 학생분들 6명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소규모였지만 코로나 규제가 좀 느슨해진 때라서 만나서 진행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활동이었습니다.
지난 8월 3주간 저희는 자기 쓰레기를 연구하며 살았습니다. 매일 자기가 내보내는 쓰레기를 살펴보며 자기 삶을 들여다보고 세계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생각하고 나누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이 다른 생물들에게 어떤 해악을 끼치는가, 공장식 축산 산업의 폐해가 어떠한가를 동영상으로 접하며, 내 삶을 어떻게 간소하고 친환경적으로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참가자 여러분들이 꿋꿋이 와 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소박한 나비장터를 열어 야채망, 베이킹파우더, 커피 필터대, 조미료통 등 소소한 물건을 나누었습니다.
다음은 3주간 환경학교 참여 소감문들 내용입니다.
– 나와 너무 먼 이야기 같았던 국내외의 환경문제를 내 이야기로 만들었던 시간
– 쓰레기를 의식해서 버리다 보니 평소보다 쓰레기양이 많이 줄었습니다. 쓰레기를 자주 버리지 않아도 되었고, 버릴 때마다 느끼던 죄책감도 조금 줄었습니다.
–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집에서 남은 음식으로 식사를 하다 보니 식비를 절감할 수 있었고, 음식의 소중함을 새삼 더 느꼈습니다.
– 환경학교를 통해 급변하는 기후변화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우리 인류가 마지막 인류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 바로 모든 할 수 있는 것을 시도해야 한다는 각성을 했습니다.
– 다른 법우들에게 일상용품을 재활용하거나 쓰레기를 줄이는 부분에서 많은 영감과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지역주민들과 가족들과 환경을 위해 좋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환경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생활의 가장 작은 부분까지 돌아보고 반추할 수 있는 3주였습니다. 다큐멘터리로 접했을 때는 나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 같았던 국내외의 환경 문제를, 환경학교를 통해 내 이야기로 만들고, 이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 저는 기후변화로 우리 인류가 겪는 재앙을 보면서 미래 세대에게 미안하고 무거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생활 속에서 하나씩 함께 실천하면서 그나마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지고 있습니다. 지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두려움으로 위축되었지만 환경에는 좋은 점이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해서 마음이 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도 도반님들과 나눌 수 있어서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 혼자서 이런 저런 다큐멘터리를 보며 걱정만 하는 것보다 다른 이와 함께 조금이라도 생활 속에서 실천을 하며 이 활동을 하니 내 삶에 보람이 생긴 느낌이 듭니다. 환경학교가 좀 더 확산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삶의 태도를 바꾸어 깨끗하고 아름다운 삶터를 꾸렸으면 좋겠습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9·10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