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의 환경활동② – 코로나 틈에서 환경활동 이렇게
호주 멜번법당
손소독제 친환경적으로 만들기
안정화 | 호주 멜번
안녕하세요. 아태지역 호주 멜번법당에서 2020년 상반기에 진행한 환경활동을 공유합니다.
요즘 뉴스에서는 클린 에너지를 이용한 전기차와 수소차의 개발과 판매보급이 가시화되어 가까운 미래에 자동차의 탄소배출 제로 시대가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들이 들려옵니다. 그러나 쓰레기 제로운동은 코로나의 확산으로 오히려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산업이 커지면서 생필품의 온라인 구매, 그리고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일회용품의 사용이 더 늘어나면서 대량 쓰레기 배출 대란이 더욱 가속화되어 자연과 그 속의 뭇생명들의 생존을 더욱 위협하는 거대한 현실에서, 올해 상반기 호주 멜번의 작은 정토법당에서는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락다운 조치에 부응하면서 어렵사리 진행되었던 환경활동을 소개해 봅니다.
환경활동 이야기 1
– 비즈왁스랩 만들기~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
올해 초 사활팀에서 제안한 환경용품인 비즈왁스랩 (Bees Wax Wrap) 만들기에 많은 도반님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한 달에 걸쳐 많은 양의 비즈왁스 랩을 만들었습니다. 비즈왁스랩은 음식을 싸서 보관할 때 사용할 경우 비닐 사용을 줄이고 비즈왁스 특유의 항 세균작용으로 음식의 천연 방부효과가 있습니다.
각 가정의 옷장에 사용하지 않는 순면 이불보 또는 순면 옷을 깨끗히 세탁하여 모았습니다. 함께 다양한 크기로 재단하고 핑킹가위로 끝마무리를 하였습니다.
농업국가인 호주에는 재료인 비즈왁스와 송진 그리고 호호바오일을 비교적 싼 값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비즈왁스랩 만드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여러 편 찾아 섭렵하고, 소량을 우선 집에서 만들어 본 후 모든 재료가 준비됐을 때 도반들과 함께 법당에서 비즈왁스 랩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평소 시중에서 구입을 할때 비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직접 만들어보니 재료를 녹이고 담그고 다림질하는 수고가 보통이 아니어서 비싼 이유를 알것 같다 싶었습니다. 다량의 비즈왁스랩을 만드는 것이 힘은 들었지만, 함께 만드는 과정이 재밌고 즐거운 놀이 같았습니다.
비즈왁스랩을 정토회 다른 환경용품과 함께 도반님들께 홍보하고 보급할 즈음에 호주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자, 정부에서는 경제활동과 그룹활동의 제한이 동반되는 락다운 조치가 시작되어 우리법당의 활동도 모두 비대면으로 전환되어 공동체 환경활동이 멈추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방역조치에 부응하는 환경활동 이야기 2
– 손소독제 만들기
호주 전역과 멜번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락다운 조치가 하향 조정되어 소수의 모임이 허용되자, 법당에서의 활동이 다시 전개될 것 같아 우리 공동체 방역과 도반님들의 개인 생활 방역을 위한 손소독제 만들기를 환경실천적 차원에서 실시해보기로 했습니다.
5월 남반구의 청명한 가을날 몇 분의 도반님들이 법당에 모여 가을 햇살을 받으며 법당의 텃밭에 잡초를 뽑고 방석을 널어 말리며 법당의 재개를 기대하며, 미리 준비한 손소독제 재료와 집에서 사용하고 버려질 스프레이 또는 펌프식 빈 용기들을 모아 깨끗이 씻고 말렸습니다.
집에서 사용하고 버려질 스프레이 또는 펌프식 빈 용기와 재료들을 모아서 소독
20리터 대용량의 소독용 70% 아이소프로필 알콜 재료를 도매상에서 구입하고, 집에서 사용하던 글리세린, 그리고 스윗 아몬드오일을 가져와서 인터넷이나 여러 유튜버를 통해서 얻은 정보대로 혼합했습니다. 그리고 도반님들이 가정에서 가져온 에셋스오일, 라벤더, 페퍼민트, 티트리 오일 등을 한 두방울을 넣으니 손소독을 할 때 향긋한 냄새가 남아 손소독제 사용의 거부감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또 다른 한 가지는 70% 소독용 알코올을 다른 재료를 전혀 섞지 않고 스프레이 용기에 담아 집안의 각종 시설물 소독용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깨끗이 세척한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용기는 소량의 알코올을 넣고 소독을 한 뒤 작은 것은 손소독제용, 그리고 큰 용기는 시설물 소독제용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시설물 소독제를 주방에서 사용한 한 도반님은 소독과 함께 묵은 때를 없애는 효과를 경험했다는 후기를 주셨습니다.
환경활동 중 법당의 폐쇄 결정
만들어진 소독제들을 우선 법당 곳곳에 비치하고, 법당에서 법회를 위한 모임 인원수가 여전히 제한된 상황 중에 어렵사리 비즈왁스랩과 소독제를 법당 도반님들께 홍보하고 자율보시에 의한 보급을 시작하는 중에 멜번에서는 코로나 2차 감염이 시작되었고 매일 치솟는 확진자로 인해 멜번 주정부에서는 3단계 락다운에서 통금과 함께 더 강력한 개인적, 공적 활동을 제한하는 4단계 락다운 조치로 상향조정되어 시행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거의 경제가 마비되는 듯하고, 주민들의 활동은 마치 전시 상황처럼 느껴질 정도의 조치가 한 달 이상 이어졌습니다. 한편 법당의 모든 활동이 비대면 으로 진행되면서 월세로 임대했던 멜번의 법당 존재가 무의미해졌고, 우선 법당의 임대계약을 만료하고 당분간 폐쇄하는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온라인 환경활동 계획
어떤 상황에도 방역만큼 지구의 건강을 함께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지구가 품은 모든 생명과 그 후손들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
지금 이 글을 쓰는 현재 멜번의 확진자 수는 현저히 줄어 한고비를 넘겼으나, 여전히 통금과 활동규제가 심하지만 이 역경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집 창고에 쌓인 법당에서 옮겨놓은 환경용품들과 소독제, 그리고 작년에 했던 나비장터를 하고 남은 물건들을 보면서 온라인 나비장터를 구상해 봅니다. 환경영상을 온라인으로 법당의 많은 도반님들과 시청하였고 온라인 환경학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도 우리의 방역만큼 지구의 건강을 함께 지켜나가야 하는 것이, 지구가 품은 모든 생명과 그 후손들을 위한 최소한의 우리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에코붓다 소식지 2020년 9·10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