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에코붓다
수행이나 환경실천이나
‘한몸’이지요
한혜자 | 인천경기지부
법륜스님은 온라인 정토회로 전환되며 노보살님들을 많이 걱정하셨습니다.
자칫 이전과 다른 환경에서 수행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신 것이지요. 하지만 홍제포교원 시절부터 정토회와 인연을 맺어 30여 년이 흘렀다는 한혜자 보살님은 “스님이랑 일대일로 만나는 것 같아 좋더라고요” 하면서 환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내년이면 새벽 5시에 일어나 108배 기도한 것이 1만일이 되신다며, 환경실천도 그처럼 ‘그저 할 뿐’인데 무엇이 특별하냐고 도리어 되물으십니다.
정토회 만난지 30년
정토회를 처음 만난 게 1991년도니까 올해로 딱 30년이에요. 홍제포교원 시절부터 다녔어요. 그때는 법당이라고도 안 하고 포교원이라고 했지요. 스님이 직접 금강경이며, 부처님의 일생이며 법문하시고 그랬어요. 내가 목동 살 때니까 차로 3번 갈아타고, 일주일에 3번씩 다녔어요. 힘든 것도 몰랐어요. 스님 법문 듣고 나면 그렇게 신날 수가 없었으니까.
그래도 내가 한번은 그랬어요. “내가 그동안 바르게 살았는데, 왜 이렇게 힘든 일이 많습니까?” 그때 남편이 직장도 자주 관두고, 술도 많이 먹었어요. 그랬더니 스님이 기도해보시라고, 그러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데요. 그때부터 새벽 5시에 일어나서 108배 수행했어요. 어느 날 알게 되더라고요. 저 사람 탓이 아닌데, 내 생각대로 안 되니까 그렇게 괴롭다고 했구나. 그러면서 기도문이 딱 이해가 되었어요. “부처님, 관세음보살님 바르게 못살아 죄송합니다. 욕심 버리겠습니다.” 그렇게 기도한 것이 이제 내년이면 만일이 되네요.
정토회의 살아있는 환경책
30년 동안 있으면서 정토회에서 하는 환경활동은 꼬박꼬박 다했어요. 빈그릇운동할 때는 그릇에 밥풀 하나 안 남기고 죄다 닦아 먹고, 흙퇴비화 할 때는 베란다에 소쿠리 하나 꺼내놓고 생쓰레기 말렸어요. 지금도 그대로 하지요. 음식물쓰레기 봉투는 2주일에 2리터짜리 한 장 조금 못 채워서 버려요. 습관이 돼서 그런지 불편하고 그런거 없어요.
화장실에서는 휴지 안 쓰고 뒷물수건 쓰고. 뒷물수건은 2015년에 불교대학에서 환경실천할 때 직접 만든 것을 아직도 쓰고 있어요. 빨랫비누로 빨고 베이킹소다 넣고삶아서 쓰니까 아직도 깨끗해. 화장지 쓸 때보다 상쾌하고 깔끔하니까 자연스레 계속쓰게 되더라고요. 외식해도 적게 시키고 안 먹는 건 진작에 주인에게 돌려보내지요.
지금은 남편과 둘이 사는데, 애들이 오면 나는 애들 쫓아다니느라 바빠요. 애들이 방마다 불 켜고 다니면 나는 따라다니면서 불 끄기 바빠요. 앞으로 애들이 살아갈 세상인데, 하나도 안 힘들어요. 스님도 그러시잖아요. 우리가 잘 지켜서 청정한 국토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고.
부처님 말씀대로 살다보니
‘자연하고 나하고는 둘이 아니다’라는 부처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요. 나는 뭐든 약속하면 그대로 지키는 사람이에요. 부처님 말씀대로 살겠다고 약속한 정토행자니까 생명 지키며 살아야지요. 환경실천이라고 하면 뭐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저는 그냥 해요.
우리는 밥을 굶던 시대에 살아서 음식을 함부로 버리면 벌 받는다고 생각하며 자랐어요. 근데 그게 거짓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요즘에 음식들을 죄다 안 먹고 그렇게 버리니 기후위기니 코로나니 하며 힘들게 살아가잖아요.
환경실천도 습관이 되면 괜찮아요. 뭐든지 습관이 되기까지가 힘들지, 새벽 5시에 일어나 수행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환경을 아끼는 것도 몸에 배면 특별할 것도 없고, 유난한 것도 아니에요. 수행이나 환경실천이나 한몸이잖아요.
*에코붓다 소식지 2021년 11·12월호에 실린 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