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종교계 “생명의 강 파괴 즉각 멈춰라” 금식·기도·방생법회
방송날짜: 2010.02.22
종교계 “생명의 강 파괴 즉각 멈춰라” 금식·기도·방생법회
불교계 신륵사서 수륙재
천주교연대 두물머리 농성
기독교 팔당서 단식 기도회
박경만 기자 김기성 기자 최상원 기자
» 천주교 부산·마산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사제와 신자들이 22일 오후 경남 창녕군 길곡면 낙동강 함안보(오른쪽 위) 건설현장에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미사를 마친 뒤 펼침막을 든 채 현장 주변을 행진하고 있다. 이들은 공사 중지와 정밀조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창녕/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정부의 4대강 사업이 강행되면서 종교계의 ‘생명의 강 살리기 운동’이 전국 곳곳에서 불붙고 있다.
승려들은 4대강과 생명의 어머니에게 올리는 ‘공양’을, 신부와 목사들은 죽어가는 강을 살려달라며 금식과 밤샘기도를 시작했다. 종교계는 한목소리로 “4대강 사업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오만이며, 생명의 강을 파괴하는 시대착오적인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불교환경연대와 실천불교승가회, 신륵사·화계사 등의 불교 신도 1500여명은 23일 오전 10시 경기 여주군 신륵사에서 ‘생명의 강을 위한 연합방생법회 및 수륙재(물과 땅에서 헤매는 영혼에게 올리는 불교의식)’를 봉행한다. 봉행위원회는 “생명 살림을 실천하는 자비행인 방생을 통해 인간을 위한 개발과 경제성장 과정에서 희생된 넋을 위로하기 위한 의식”이라고 설명했다.
불교계는 다음달 4일엔 서울 언론회관 국제회의장에서 불교환경연대와 에코붓다(이사장 법륜 스님)가 공동 주관해 ‘4대강 개발, 다른 대안은 없는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수경 스님은 앞서 불교계 신문들에 보낸 기고문에서 “4대강 사업은 생명순환 고리를 끊는 가장 나쁜 살생이자 인공 강에 자연 강을 수장시키는 행위”라며 “이는 이명박 정권이 경기 부양과 가시적 업적을 위해 한반도의 미래를 걸고 벌이는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는 사순절이 시작된 지난 17일부터 경기 양평군 두물머리 유기농지에 천막농성장을 만들어 수도권 4대교구 신부들이 돌아가며 매일 철야기도와 미사를 드리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11일부터 시작된 양평 프란치스코회 사제들의 릴레이 단식기도도 43일째 진행되고 있다.
또 천주교 부산·마산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22일 오후 경남 창녕군 함안보 건설현장 부근에서 ‘잘못된 4대강 개발사업 중단을 위한 미사’를 열었다. 미사에 참석한 사제와 신도 600여명은 낙동강을 따라 2㎞가량 걸으며 함안보 건설 상황을 둘러봤다. 강론에 나선 박재현 인제대 교수는 “정부는 강을 살리는 것이 4대강 사업의 목적이라고 강조하지만, 정작 그 방법은 온통 강을 죽이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도 남양주시 조안면 팔당 유기농지에서 17일부터 부활주일(4월4일)까지 매일 ‘생명의 강 살리기 하루금식 사순절 연속기도회’를 열고 있다. 또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는 23일 낙동강 달성보와 함안보를 돌며 생명평화순례를 한다. 목회자들은 이날 오전 대구시 달성보 공사현장에서 ‘낙동강 죽이기’ 규탄 기도회를 열고, 오후에는 경남 창녕 우포늪을 찾아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생명의 강 지키기 기독교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윤인중 목사는 “생태환경을 돌보고 대운하의 위험성을 알리는 일은 한국 교회의 소명”이라며 “종교인들이 힘을 합쳐 생명의 강을 꼭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성직자와 신도들은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4대강 개발사업 저지 공동기도회’를 열고 4대강 사업 예산의 전액 삭감을 촉구한 바 있다. 다음달 중순께는 낙동강에서 4대 종단 성직자와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범종교인 4대강 저지 집회를 열 예정이다. 남양주 여주 창원/박경만 김기성 최상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