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강은 흘러야 한다… 하루만 지구 걱정하자
방송날짜: 2008.04.1
강은 흘러야 한다… 하루만 지구 걱정하자
[[오마이뉴스 김대홍 기자]
▲ 2007년 4월 22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지구의 날 행사에 나온 참가자들.
ⓒ 김대홍
1990년 4월 22일 대한YMCA연맹, 대한YWCA연합회, 공해추방운동연합, 한국천주교정의평화위원회,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협의회, 한살림모임 등 6개 민간단체가 서울 남산 야외음악당에 모였다.
‘이 땅을, 이 하늘을, 우리 모두를 살리기 위해’라는 슬로건을 내건 ‘지구의 날’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에선 처음이었다. 당시 비가 내리는 날씨였음에도 2천여 명이 모여 지구 위기를 걱정했다.
그리고 18년이 지났다. 그동안 대한민국 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1990년 2억4770만톤이던 우리나라 에너지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4년 4억9020만톤으로 두 배 가량 늘었다. OECD 가입 국가 중 7위로 OECD 평균을 웃돈다.
서울시도 마찬가지. 시정개발연구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꾸준히 늘었다. 2000년 3088만톤이던 이산화탄소 양은 2010년이면 3687만톤, 2020년엔 4772만톤으로 늘 전망이다.
사정이 이러니 오는 4월 22일에도 어김없이 지구의 날 행사가 마련된다. 이번에는 지구의 날 이틀 전인 20일에 40여 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2008 지구의 날 조직위원회’ 주최로 열린다. 장소는 서울광장(서울시청 앞), 오전 11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난다.
이번 행사 슬로건은 ‘지구는 푸르고, 강은 흘러야 한다’다. 지난해부터 국민의 큰 관심사인 ‘한반도 대운하’가 연상되는 슬로건이다.
행사는 ‘생명의 강 살리기-물은 생명’, ‘에너지 기후보호-미래세대에게 푸른 지구를’, ‘서해안(태안) 살리기’ 등 크게 세 마당으로 꾸며진다. 이중 ‘생명의 강 살리기’ 마당에선 축산업의 오폐수 환경 영향, 강을 살리는 에코 치약 만들기, 생태미술을 통한 강 살리기 캠페인 등을 볼 수 있다.
‘에너지 기후보호’ 마당에선 태양과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와 대안교통인 자전거를 다룬다. 하이브리드카와 태양광창도 전시된다. ‘서해안 살리기’에선 서해안 수산물을 살 수 있는 직거래 장터가 마련된다. 또한 태안 서해안 100일의 기록, 100만 자원봉사자의 기념 부스 등이 설치된다.
▲ 우리나라 온실가스 양은 OECD 가입 국가 중 7위. 평균을 웃돈다.
ⓒ 김대홍
그 외 행사도 다양하다. ‘100인이 만드는 희망의 지구본’은 시민들이 지구사랑 메시지를 적어서 모자이크 형태로 지구본을 만드는 참여행사다. 불교환경단체인 에코붓다가 주최하는 ‘지구 사랑 빈 그릇 식사 체험’은 음식물 찌꺼기 문제를 돌아볼 수 있는 체험자리다.
겨울엔 곳곳에서 난방기가 돌아간다. 한겨울에 반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우리나라 실내 난방기 온도가 높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환경연합은 1.5℃ Down 캠페인을 마련한다. 단 이제 여름이 다가온다는 점에서 냉방기 온도를 1.5℃ 높이는 행사가 더 시기에 걸맞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든다.
주최측은 행사뿐만 아니라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도 친환경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였다. 전날(19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사용한 무대와 부스를 행사 당일 그대로 사용하는 게 그런 고민의 흔적이다.
기념공연은 2007 대학가요제 금상을 받은 조준호와 안치환, 유치원합창단이 마련한다.
한편 지구의 날은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가 계기가 됐다. 1970년 4월 22일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이 주창하고 당시 하버드대 학생이었던 데니스 헤이즈가 기획하면서 깃발을 올렸다.
당시 미국 시민 2천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지구의 날이 큰 관심을 얻으면서 미국 정부는 환경보호청과 대기정화법을 만들었다. 베트남전에서 고엽제 사용이 중단된 것도 지구의 날이 미친 영향이었다. 하지만 이후 미국 정부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지금은 지구환경 저해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행사엔 전세계 180여 개국 5만여개 단체, 5억명 이상 시민이 참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