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중앙일보]’남기지 않고 먹는 것이 환경사랑’
방송날짜: 2004.10.26 09:55:49
‘남기지 않고 먹는 것이 환경사랑’
LA 정토회 ‘빈그릇운동’ 서약 캠페인
2004년 9월 30일
“나는 음식을 남기지 않겠습니다.”
불교수행공동체인 정토회와 그 산하단체 한국불교환경교육원이 ‘빈그릇 운동’에 나섰다. 올 연말까지 100일 동안 10만 명으로부터 음식을 남기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는 캠페인이다. LA정토회도 지난 8월29일부
터 고국의 ‘빈그릇 운동’에 동참 지금까지 1000여명으로부터 “나는 음식을 남기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았다.
정토회가 ‘빈그릇 운동’을 시작한 건 심각한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음식물 쓰레기를 제로로 만드는 것이 이 캠페인의 첫번째 목적이지만 이를 통해 환경오염을 막고 굶주리고 있는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자는 뜻도 담겨 있다. 일석삼조의 캠페인인 셈이다. 고국에선 정토회 회원들 뿐 아니라 곽결호 환경부 장관 방송인 김미숙 전원주 소설가 김홍신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등 저명인사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김미숙씨는 “깨끗하게 비운 그릇 속에 아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다. 방송인으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열심히 실천하겠다”며 동참했고 박원순 이사는 “농부의 피땀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음식을 굶주린 사람과 나누고 그릇은 비우겠다”고 서약했다.
한국에서 한해 동안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돈으로 환산하면 14조7천억 원이고 그 처리비용만도 4천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연간 자동차수출액과 맞먹는 액수이고 한해 식량 수입액의 1.5배에 해당하는 돈이다.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이 30년간 먹고 살 수 있는 양이기도 하다. 경제적인 계산은 차치하고라도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물기가 많은 한국 음식물 쓰레기 특성상 매립을 하면 다량의 침출수가 흘러나와 지하수와 토양을 오염시키고 소각을 할 경우에는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도 음식물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1990년대 후반부터 분리수거 등을 통해 ‘음식물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음식물 쓰레기는 아직도 생활쓰레기의 20%를 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사료화 시설 퇴비화 시설이 발달해있고 전체 생활쓰레기의 10% 선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결코 낮은 수치라고 할 수는 없다.
LA정토회 박명귀 사무국장은 “LA에선 빈그릇 운동과 더불어 일회용 안쓰기를 위해서 도시락 갖고 다니기 운동도 함께 펼치고 있다”며 “외식을 하러 갈 때 락앤락과 같은 밀폐용기를 가져 가 남은 걸 담아오면 일회용을 안쓰니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음식낭비도 안되고 위생적”이라며 그 취지를 설명했다.
LA정토회는 ‘빈그릇 운동’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에게 “나는 음식을 남기지 않겠습니다”라는 서약과 함께 1달러의 환경기금을 받고 있다. 굶주리는 제3세계 어린이들을 위한 구호기금으로 쓰기 위해서다. 한국에선 1000원을 낸다.
박 사무국장은 “날마다 전세계에서 5살 미만의 어린이 3만 명이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가고 있다. 우리들이 남기는 음식을 그 아이들과 나눌 수만 있다면 그들을 살릴 수 있다”며 “음식을 남기지 않겠다는 소박한 약속으로 지구 저편에 사는 굶주린 이웃과의 나눔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LA정토회는 정토회 대표인 유수 스님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5일 오후 한인타운 마켓 앞에서 ‘빈그릇 운동’ 선포식과 함께 거리 캠페인을 펼칠 예정이다. △문의;(323)930-1155
신복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