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중앙일보][3S 밝은 한인사회를…]빈그릇 운동
방송날짜: 2004.10.26 10:03:45
[3S 밝은 한인사회를…]빈그릇 운동
‘남길 음식은 배고픈 어린이에 주죠’
▶’빈그릇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정토회 회원들이 코리아타운 갤러리아를 찾은 한인들을 대상으로 캠페인 서명을 받고 있다.
LA에서 ‘빈그릇운동’에 동참한 사람은 지금까지 1000명이 넘는다. 음식을 남기지 않겠다며 자신과 소박한 약속을 한 사람들이다. 1000여명으로부터 서약을 받기 위해 LA 정토회 회원들은 그동안 참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지난 5일 한인타운내 한남체
인 앞에서 ‘빈그릇운동’ 선포식을 가진 이래 매주 토요일은 대형 마켓을 돌았고 평일은 각 식당을 찾아다니며 ‘빈그릇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참을 호소했다.
지난 18일 점심시간대에 올림픽과 크렌쇼에 있는 강남회관에서 시작해 웨스턴을 향해 식당 순례를 시작한 정토회 회원들을 따라 나섰다.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빈그릇운동’에 대해 알고 있었다. 서명을 거부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열명 중 다섯은 기부금 1달러도 흔쾌히 내주었다. 지구 저편에 사는 굶주린 어린이들을 위해 먹을 것을 사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일을 하는데 쓸 돈이다.
정토회원들이 다른 식당으로 옮겨간 뒤 기자는 잠시 식당에 더 머물렀다.
직장 동료들로 보이는 30 40대 5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테이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서약을 하고 1달러를 낸 사람들이다. 테이블 위에는 쌈밥에 칼국수 비빔밥 된장찌게 그리고 각종 반찬이 한상 그득 차려져 있었다. 얼마후 음식을 남기고 식당을 떠나는 이들을 보면서 식당 주인에게 물었다.
“남긴 음식은 어떻게 되나요.”
“물론 다 버리지요. 하루에 음식물 쓰레기가 큰 봉지로 두개 정도 나오는데 어쩔 수 없어요. 식당들끼리 경쟁이 붙어서 양은 넉넉하게 줘야 해요. 적게 준다고 소문 나면 손님이 안오니까요. 반찬이 남아있는데도 더 달라고 하는 손님도 많은데 그래도 갔다줘야지요. 아니면 불친절한 식당이 되니까요.”
강남회관 주인인 이윤희씨는 “개인적으론 ‘빈그릇운동’ 취지에 공감하지만 식당 주인으로선 ‘빈그릇운동’에 동참하는게 사실상 쉽지 않다”며 “67년 전인가 요식업 협회 회원들이 모여 반찬가짓수를 줄이고 양도 적당하게 주자는 결의를 했지만 결국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세리토스에 사는 40대 주부 김명례씨는 ‘빈그릇운동’ 캠페인을 할 때 마다 빠지지 않고 참여해온 정토회 일꾼이다. “나는 음식을 남기지 않겠습니다”라고 서약하면서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냉장고를 비우는 일이었다. 뭐가 쟁여있는지도 모를 만큼 가득 차 있는 냉장고와 냉동고를 정리하면서 남아있는 재료를 다 쓸 때까지는 새로 장을 보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장을 본다.
LA정토회는 ‘빈그릇운동’ 포스터를 제작해 각 식당에 돌리는 것을 포함해 올 연말까지 1만인 서명을 목표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캠페인을 펼친다.
신복례 기자
2004.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