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4대강은 국토·국민 상대 MB의 난”

방송날짜: 2010.04.18





“4대강은 국토·국민 상대 MB의 난”


ㆍ불교단체·스님·불자 1만여명 ‘수륙대재’ 봉행… 반대운동 본격화
ㆍ“대통령에 자연파괴 권한 없어… 독재적 국책 사업은 중단돼야”
ㆍ주요 사찰에 현수막·서명운동, 지방선거 때 ‘동참 후보’ 지지

가톨릭계에 이어 불교계도 도심 한가운데서 대규모 법회를 열고 정부의 4대강 사업 반대 운동에 본격 나섰다.

불교단체와 스님, 재가불자 등 1만여명(경찰추산 3000명)은 17일 오후 서울 조계사에서 ‘4대강 생명살림 수륙대재(水陸大齋)’를 봉행하고,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6월 지방선거에서 4대강 개발을 반대하고 생명의 강 살리기에 동참하는 후보를 지지하자는 내용을 담은 결의문도 채택했다.







지난 17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4대강 생명살림 수륙대재’에 참가한 스님들이 무분별한 개발과 경제성장 과정에서 희생된 외로운 넋들을 위로하며 합장하고 있다. | 김기남 기자

수륙대재는 최근 천안함과 금양호 침몰 희생자들과 그간 각종 개발 과정에서 희생된 뭇 생명의 극락왕생을 비는 천도발원으로 시작됐다. 묵념에 이어진 법회에서 참석자들은 ‘강은 우리의 생명’ ‘4대강 개발 중단’ 구호가 쓰인 피켓을 들고 강한 어조로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 스님은 “누구도 이명박 대통령에게 자연을 파괴할 권한을 주지 않았기에 4대강 사업은 국토와 국민을 상대로 벌이는 ‘이명박의 난’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야당 국회의원들도 표 계산에 반사 이익만 누리려 할 뿐 현장에서 실체적인 부당성을 지적하지 않고 있다. 여야 막론하고 참 불량한 분들”이라고 했다.

조계종 환경위원장 주경 스님은 “겉으론 소통을 외치면서 속으론 불통이고 뒤로는 밀통하면서 다수 여론을 배반하는 정책 집행은 안된다”며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운동권으로 찍히는 것 같은데 정부 정책을 반대하면 다 운동권인가. 그렇다면 운동권이 되는 걸 사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연대사에서 “불법, 헌법 위반인 4대강 사업은 인간에게 죄를 짓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날짐승, 들짐승, 초목들 등 천지에 골고루 죄를 짓는 사업”이라며 “우리 마음의 탐욕, 내 안의 괴물을 퇴출시키는 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며, 이것이 괴물 정부를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벽암록」에서 딴 ‘천지가 모두 나와 한 뿌리요, 만물은 모두 나와 한 몸입니다’라는 제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홍수 예방, 물 확보, 고용창출, 관광 수익 증대라는 허상을 내세워 자연의 순리를 조작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현 정부의 4대강 개발 사업은 필연적으로 나와 우리 그리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이끌어갈 후손들의 삶의 기반마저 훼손할 것”이라며 “일부 토건세력의 배불림을 위해 자연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간절한 호소와 외침을 외면하는 독재적 국책 사업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국 주요 사찰에 4대강 개발 중단 촉구 현수막을 내걸고, 불자 서명 운동을 추진키로 했다. 주말 법회 등을 통해 4대강 개발의 부당성·비경제성·반사회성·환경파괴 문제를 홍보하고, 4대강 주변에 법당을 개원해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수륙재를 매주 봉행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에코붓다 등 불교단체와 조계사, 화계사, 도선사 등 20개 사찰이 주축이 돼 진행됐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진표 민주당 의원, 서울시교육감 후보인 곽노현 교수 등 야권의 6·2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도 참석했다.


▲수륙재

내생(來生)을 받지 못하고 바다와 육지를 떠도는 원혼에게 공양하며 원통함을 풀어주는 불교 의식.


<김종목 기자>


입력 : 2010-04-18 18:31:25수정 : 2010-04-19 09: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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