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그릇 모꼬지를 다녀와서
– 편집부 –
일회용품 사용후 남는 건 쓰레기뿐…
우리나라 음식물 쓰레기의 경제적 손실가치는 1년에 15조원이나 된다고 한다. 이는 식량난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들이 30년 간 먹고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남겨진 음식물 쓰레기를 매립하고 소각하는 것은 환경오염의 주원인이 된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음식물을 남기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집행부는 친환경 모꼬지에 대한 정보를 정토회관에서 얻었고 ‘일회용품 사용 금지, 음식 쓰레기 최소화’에 착안하여 모꼬지 준비에 들어갔다. 학생회 차원에서 학우들에게 친환경 모꼬지의 취지와 계획에 대한 홍보를 시작하였다. 정토회에서 제작한 빈그릇 운동 홍보 동영상은 많은 학우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모꼬지 당일 실무팀은 비닐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자 장바구니를 사용해 장을 보았고, 음식을 미리 준비한 용기에 담는 등 일회용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였다. 우이동에 도착해서 집행부는 놀람을 감출 수 없었다. 30여명에 달하는 모꼬지 참가 인원 전부가 개인 식기를 모두 준비해온 것이다. 설거지에는 세제 사용 대신 쌀뜨물을 사용했고, 필요하면 빨래비누를 이용해서 설거지를 하였다. 술자리에서도 개인 컵으로 잔을 채웠고, 술을 쏟았을 때도 두루마리 휴지대신 걸레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감자와 당근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흙만 씻어내고 껍질체로 먹었다.
모꼬지 이후 사회복지학과에서는 새로운 문화가 생겨났다. 바로 ‘친환경 생활 태도’ 이다. 식당에 음식을 배달시킬 때도 일회용 식기는 되돌려 보낸다. 매점에서 음식을 사와도 과방에 비치된 식기와 컵을 사용한다. 그리고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되면, 먹을 만큼만 시키고 시킨 음식은 깨끗하게 다 먹는다. 조그마한 일이지만 참으로 값진 노력이 아닐 수 없다.
첫술에 배부를까 라는 말이 있듯, 처음부터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술을 마시면서였다. 고기가 타고 미쳐 먹지 못한 고기는 기름이 끼어 먹기에는 좀 거북했다. 그리고 30명이라는 숫자에 맞추어 음식을 하기에는 우리 눈짐작이 너무 빗나갔다. 많은 음식들이 남게 되었다. 첫 시도였기에 2박3일동안 불편함도 많이 느꼈고, 무의식적으로 일회용품을 찾기도 하였다.
곧 있게 될 축제 때 우리는 새로운 실험을 하고자 한다. 대부분 축제를 하게 되면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끝나고 나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쓰레기 밖에 없다. 이런 축제문화도 우리가 한번 바꿔 보고자 한다. 나만 즐겁고 흥이 나는 축제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한 축제로 생명을 살리는 축제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