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아보게 한 ‘쓰레기 분리수거’
– 변상순 (대구 정토회 환경팀장) –
쓰레기 제로 운동은 내가하는 분리수거로부터…
올 초 환경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됐다. 말이 환경팀장이지 하는 일은 쓰레기 치우는 일이었다. 속으로는 화가 나고 하기 싫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차마 못하겠다고 할 수 없어서 ‘어차피 주어진 일, 한 번 해보자’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나 막상 쓰레기 분리를 하다보면 내가 왜 이런 쓰레기를 뒤지고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옆에 있는 쓰레기통을 발로 차버리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점점 법당에 나오기가 싫어지고 남이 볼까 싶어 사람이 없는 시간에 쓰레기 분리수거를 했다. 창피하고 쓰레기 치우는 일이나 하는 해야 하는 수준이구나 하는 열등감에 눈물이 났다. 그렇게 하기를 얼마 후 문득, 내가 이일을 맡기 전에도 누군가가 이 일을 하고 있었겠구나. 그럼 그 사람도 하찮은 수준이어서 그 일을 했을 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부끄러운 일은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찮은 일로 여기고 열등감에 쌓여 울고 있는 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환경팀장이 되어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는 일은 내가 사는 곳을, 내가 살고 나의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맑고 깨끗하게 하자는 환경운동인데 나는 잘난 사람이 하는 일, 못난 사람이 하는 일을 구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깨달음이 있은 후부터 쓰레기 분리수거는 창피한 일도, 내 수준을 두러내는 일도 아닌 하나의 주어진 평범한 일이 되었다. 편리한 것만을 찾는 나에게 아직도‘ 환경’이라는 단어는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이제 한 고비를 넘긴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나에게 말해본다. “대구 정토회 쓰레기제로운동은 내가 하는 분리수거로부터 시작된다.”